전립선암 수술, 꼭 해야 할까? 고령 환자를 위한 새로운 선택지
전립선암 진단 후, 수술 대신 ‘지켜보는 선택’
60세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A씨.
병원에서는 곧바로 수술을 권유받았습니다. 대부분의 환자처럼 A씨도 당연히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같은 암을 진단받은 친구가 그에게 한 권의 책을 소개했습니다.
바로, 일본의 암 전문의 콘도 마코토 박사의 《환자여! 암과 싸우지 마라》라는 책이었습니다.
“치료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선택
책을 읽은 뒤, A씨는 기존의 생각을 잠시 멈추고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 끝에, 수술도 항암도 하지 않고 암의 진행 상황을 관찰하는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5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중 폐 쪽에 암이 발견되었지만, 콘도 박사는 이것을 전립선암의 전이가 아닌 별개의 원발성 폐암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역시 치료 대신 관찰하기로 했고, A씨는 6개월마다 정기 진찰만 받으며 일상생활을 유지했습니다.
치료 없이도 가능한 건강한 삶
놀랍게도 암 진단 후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A씨는 다음과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 폐활량 5,500cc 유지
- 일주일에 한 번, 수영장에서 1,000미터 수영
-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건강한 상태
그는 말합니다.
“그때 수술을 하지 않았던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콘도 박사는 이러한 치료 전략을 ‘방치 요법(소극적 치료)’이라 부릅니다. 겉보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무책임한 방치가 아니라 철저한 관찰과 판단에 기반한 선택적 대응 방식입니다.
“모든 암은 반드시 치료해야 할까?”
콘도 박사는 말합니다.
“항암제 치료나 수술, 방사선 치료는 종종 환자를 정신적·육체적으로 지치게 하고, 무의미하게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그는 모든 암을 무조건 방치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통증 등으로 삶의 질(QOL)이 떨어지는 환자에게는 오히려 치료를 권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암은 실제로 암이 아닌 유사 종양(암과 비슷하지만 전이 가능성이 없는 종양)일 수도 있으며, 이러한 암은 굳이 공격적인 치료 없이도 오랜 시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해외의 연구가 밝혀낸 진실
사실 이 같은 ‘무치료 관찰’ 접근은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점점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캐나다: 암 진단 후 치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환자가 약 22%
- 스웨덴 연구: 고령 전립선암 환자 223명을 치료 없이 10년간 관찰
- 이 중 사망자 124명 중, 암으로 인한 사망은 단 19명(8.5%)
- 연구진 결론: “고령 환자에 대한 전립선 절제술은 더 이상 표준 치료가 아니다.”
이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전립선암의 상당수가 진행이 느리고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불필요한 수술이 오히려 환자의 삶의 질을 해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치료는 선택입니다, 강요가 아닙니다
암 치료는 단순히 ‘병을 없애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환자의 삶의 질, 그리고 정신적 평안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고령 전립선암 환자라면, 치료를 서두르기 전에 진단의 정확성, 암의 진행 속도, 개인의 건강 상태 등을 꼼꼼히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무치료 관찰’이라는 또 하나의 선택지를 고려해 보는 것도 현명한 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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